항로표지는 해상교통의 안전을 도모하고 선박운항의 능률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해상교통안전시설로서, 우리나라는 IALA의 관련 규정 및 권고사항에 따라 설치 및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항로표지 이용자에게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항로표지를 관리하고 있지만, 항로표지 사고는 연평균 167건이 발생하고 있다. 항로표지 사고는 관리자에게 기능을 복구시켜야 하는 비계획 업무를 강요하고, 이용자에게는 심리적 불안감을 유발하여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항로표지 사고로 인해 기능정지에서 복구까지 소요되는 관리자의 경제활동과 이용자의 불편함을 정량화하기 위한 항로표지 사고의 사회적비용 추정모델을 개발하였다.
항로표지 사고의 사회적비용 추정모델은 생산손실비용, 행정비용, 위험비용의 합으로 제안하였다. 사회적비용은 경제주체의 경제행위에 따라 발생하는 비용으로 내부비용과 외부비용으로 구분하고 있다. 따라서 항로표지 사고의 사회적비용 추정모델의 평가항목을 내부비용은 생산손실비용과 행정비용으로, 외부비용은 위험비용으로 분류하고 각 평가항목을 세분화하였다.
생산손실비용은 선박충돌, 기상악화 등에 의해 발생하는 항로표지의 피해비용과 수리복구에 소요되는 외부 용역비용이다. 행정비용은 사고 항로표지의 기능 정상화에 소요되는 복구일수, 기간 중 소요되는 관리자의 인건비 그리고 항로표지업무용 선박의 운항비용으로 구분하였다. 또한 위험비용은 항로표지 기능정지 기간 동안 항로표지의 가치를 비용으로 환산한 정지비용과, 통항선박의 항해자가 느끼는 위험도인 해양사고 발생지수로 구분하였다.
항로표지 사고의 사회적비용 추정모델을 확인하기 위해 부산지방해양수산청 관할해역에서 10년간(2006~2015년) 발생한 항로표지 사고 221건을 적용하였다. 평가결과 사회적비용은 338억원으로 생산손실비용 34억원, 행정비용 71억원, 위험비용 232억원이었다. 특히 사회적비용(337억원)은 10년간 피해비용(34억원)의 10배, 설치비용(297억원) 대비 1.13배로 항로표지 관리자 및 이용자의 직·간접적인 경제피해가 상당했다.
또한 항로표지 사고의 사회적비용 평가를 통한 항로표지 종류별 가치를 평가한 결과 LANBY → 도등 → 무인등대 → 등부표 → 스파부이 → 등주 순이었다. 이는 수로나 항만입구에서 선박의 운항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항로표지보다, 연안에서 항만이나 수로로 접근하는데 지표로 활용되는 항로표지가 더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지형적 특성이 있으며 과거에 비해 해상교통량 증가로 항로표지의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급변하는 교통환경에 부응하기 위해 전국에 항로표지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항로표지는 이용자에게 신뢰를 주여야 하며, 특히 항로표지가 기능정지 시 신속한 복구를 통해 이용자에게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본 연구를 통해 개발한 항로표지 사고의 사회적비용 추정모델은 항로표지가 동시다발적으로 기능 정지되었을 경우 선박의 안전운항과 경제적 비용손실을 고려하여 항로표지 정비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신설 재배치 등에 활용되기를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