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사고의 대부분이 인적 과실에서 비롯하고 있으며 특히, 항해 중 다른 선박과의 충돌 관계에 있어 사고 가능성은 항해 환경과 운항자의 선박 조종 능력에 따라 변화한다고 볼수 있다. 그러므로 선박간의 충돌 관계에 있어 인간이라는 요소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이러한 운항자에 의한 수많은 사고 발생의 원인을 줄이고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할 연구 대상이 된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존재는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고 그 변화 역시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한 성질을 가지므로, 인간의 어떠한 요소들이 사고를 발생시키고 또한 그 가능성을 높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이와 같은 연구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지금까지는 해상 사고와 관련된 인적 요소에 대하여 통계자료의 분석과 정성적인 연구만 수행되어 왔으나, 이 논문에서는 지금까지의 통계 자료와 정성적인 연구에서 나아가 인간의 행동과 안전성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공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함으로써 운항자들의 일반적인 행동 양상이 선박의 안전 운항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나타내고자 하였다. 즉, 이러한 인간의 행위를 정량적으로 나타냄으로써 운항자들의 일반적인 조종 특성에 따른 충돌 위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밝히고자 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인간의 행위를 중심으로 안전성과의 관계를 분석하고 검토하기 위해서, 선박 조종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BTM (Bridge Team Management) 훈련을 실시하였으며 또한 선장, 1항사, 2항사, 3항사를 포함한 91명의 운항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행하였다.
BTM 훈련에 있어서는 충돌 관계에서 상대 선박과의 위험한 상황을 인식하는 시간 및 피항을 취하는 시간 등과 같은 운항자들의 조종 특성을 조사하고, 이러한 요소들을 바탕으로 위험도의 측정 기준의 하나로 여겨지고 있는 최소 근접 거리(CPA)와의 상관관계를 구하였다. 그리고 운항자의 조종 능력과 충돌 가능성과의 관계를 그래프로 나타내고 인간의 행위에 따른 사고 발생 가능성의 예측 및 안전을 위한 운항 지침의 방향을 제시하였다.
또한 BTM 훈련과 더불어 운항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를 바탕으로 항해 환경에 따른 조종 특성의 변화를 살펴보고 각각의 내용을 비교 분석하였다. 그리고 조종 특성의 변화의 주요 원인으로서 항행 수역의 선박 교통량에 의한 밀집도를 제시하고 그 관련성을 살펴보았다.
이와 같이 BTM 훈련과 설문조사의 내용을 분석한 결과로서, 항해 환경에 따른 운항자들의 조종 특성의 변화와 그 조종 특성의 변화에 따른 충돌 가능성의 변화를 나타내었다. 즉, 수역의 넓이, 복잡성, 상대 선박과의 피항 관계 등과 같은 항해 환경의 변화에 따라 운항자의 조종 특성이 변화하고 있으며 그 변화에 따라 안전성 또한 변하는 것이 밝혀졌다.